들어가며
나는 생산성에 진심이다. 더 높은 생산성을 추구하고, 항상 ‘어떻게 하면 더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실제로 실천을 하는 편이다.
내가 생산성에 높은 가치를 두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일을 더 빠르게 끝낼 수 있다(물론 퀄리티는 기본이다). 그럼 시간이 남고, 남는 시간 동안 생산성을 더 높일 여유가 생긴다. 그렇게 높아진 생산성으로 다음 일을 더 빠르게 해내면, 또 시간이 남는다. 선순환이다.
이 선순환은 신뢰로 이어진다. 회사/팀 내에서 신뢰가 쌓이고, 더 어려운 일을 맡게 된다. 생산성이 높아진 덕분에 어려운 일을 할 때도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학습도 하고 트러블 슈팅도 하며 차분하게 문제에 임할 수 있다. 더 많은 시도를 해볼 수도 있다. 그렇게 어려운 일도 해내며 성장한다.
나는 이 여유가 결국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일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앞에서 오로지 ‘일을 잘한다’는 관점에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이야기했는데, 생산성이 높아진 만큼 일처리를 빠르게 하고, 휴식이 필요하다면 남는 시간 동안에 휴식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생산성을 높인다’는 것을 짚고 넘어가면, 일을 하면서 불편한 점들이 있으면 이를 해소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불편함을 해소할 서비스를 찾아서 사용할 수도 있고, 혹은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일을 하며 비효율적이라 느껴졌던 것들을 하나씩 개선을 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을 하며 느낀 불편한 점, 비효율적인 것, 병목 지점들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다 지나고나면 잊혀지니깐.
이번 글에서는 내가 생산성을 높이려고 직접 만든 서비스들, 그리고 애용하는 서비스를 소개한다.
내가 직접 만든 것들
집중
Focus Timer
나는 뽀모도로 공부법을 애용한다. 뽀모도로 공부법이란, 25분 집중하고 5분 쉬며 짧지만 명확한 집중을 유지하는 공부법을 말한다. 뽀모도로 공부법을 실천하기 위해 많은 앱을 이용해봤다. 내 마음에 드는 서비스를 끝내 찾지 못했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내가 느끼는 온갖 불편함들을 해결하는 올인원 서비스를.
기존에 내가 느끼던 불편함은 다음과 같다.
- 직접 25분 설정하는 것이 귀찮다. 자동으로 설정이 되면 좋겠다.
- 깜빡하고 집중 시작을 누르지 않고 업무를 할 때가 있다. 이럴 때, 나에게 알려주면 좋겠다.
- 25분 집중을 하기에 앞서, 그 시간동안 뭘 할지 목표를 설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
- 내가 설정한 목표들과 집중한 시간들을 통계로 일 단위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 내가 설정한 목표가 항상 최상단에 떠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만들었다, Focus Timer. 항상 화면 위에 띄워두는 플로팅 데스크톱 앱으로 만들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쓰고 있다.

매일매일 얼마나 집중했는지 통계도 볼 수 있다.
오늘 시간 단위로 무엇에 집중했는지도 볼 수 있다.
아직 정밀하지는 않지만, 무엇을 하는데에 시간을 썼는지도 볼 수 있다.
집중하기에 앞서 앞으로 25분 동안 무엇에 집중할지 작성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집중 시작을 누르지 않고 업무를 하고 있으면 5초 간격으로 알림을 준다. 시작 버튼을 안 누르고는 못 배기게 하려고 일부러 짧게 잡았다. ‘집중을 시작할까요?’
생산성의 기본은 집중이라 생각한다. 지금 하고 있는 것에 오로지 집중을 해야 그 시간에 몰입을 할 수가 있고, 이 때 내 최대의 효율이 나온다. 그래서 나는 이 ‘집중’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Focus Timer는 그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서비스다.
Tab Focus
활성화된 앱만 100% 선명도로 보여주고, 나머지 앱은 딤 처리(어둑하게) 하여 보여주는 서비스이다. 이와 유사한 서비스들이 앱스토어에 많다. 그런데, 그러한 서비스는 다음과 같은 불편한 점이 있었다.
- 가장 상단에 플로팅되는 앱은 딤 처리가 안 된다.
그래서 위 불편함을 해결하여 직접 만들어서 사용 중이다, Tab Focus.
‘고작 위 하나의 불편함 때문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특정 앱 포커싱이 핵심인 Tab Focus 앱이기도 하고, 상당히 거슬리는 부분이어서 꼭 해결을 하고 싶었다.
- 예시 화면

현재 작업하고 있는 것만 활성화를 해주다보니 확실히 이전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더 집중이 되는 것을 알게 모르게 체감 중이다.
실수 방지
PR Checklist Extension
실수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지가 아니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많은 시스템 중 나는 체크리스트를 가장 많이 애용한다. PR을 올릴 때에도 나만의 체크리스트가 있다. 이 체크리스트를 자동화하고 싶었다. 그래서 여러 방법을 시도해봤다. 전부 오래가지 못했다. 나만의 투두리스트에 PR을 올릴 때마다 매번 PR 체크리스트를 복사-붙여넣기해서 하나씩 체크했다. 처음에는 잘 되는 것 같았지만, 매번 복사-붙여넣기를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상당히 컸다. 그 다음으로는 PR 본문에 나만의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는데, 나 혼자만 체크하기 위한 것들을 다른 사람들이 읽는 PR 본문에 작성하기에 적합하지 않기도 했고, 결국 복사-붙여넣기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존재했다.
그래서 만들었다, ‘PR 체크리스트 확장 프로그램’
PR 페이지에 접속하면 우측 하단에 아래와 같은 UI가 나타난다. 나는 항상 처음에는 Draft모드로 PR을 올리고, 셀프 검토 후 Ready for Review 상태로 변경하는 편이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체크리스트의 모든 항목을 체크하면 그때가 되어서야 Ready for Review 버튼이 활성화된다.
실제로 체크리스트를 전부 체크하기 전에는 PR 본문의 Ready for Review 버튼도 비활성화가 되어있다.
이렇게 내가 PR을 검토 요청하기 전에, 체크해야 할 것들을 체크해야 요청할 수 있도록 ‘강제화’를 해두었다.
그리고 부가적인 기능들도 제공한다. 만약 작업 카드 번호를 PR 제목 앞에 작성하지 않았다면 Alert 경고 창을 띄운다. 그리고, assignee도 나로 자동 설정을 해준다.(auto assignee는 이전에 GitHub Actions로 제안했으나, Actions 실행 비용 문제로 거절당했었다)
이전에 PR 제목 앞에 작업 카드 번호를 깜빡하고 작성하지 않은 적도, assignee를 설정하지 않은 적이 여럿 있었다. 실수를 한 직후에는 의식해서인지 잘 지켰지만 업무가 많아지고 바빠지면서 깜빡하는 일이 생기고는 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한 이후로는 assignee는 알아서 등록을 해주고, 작업 카드 번호는 경고창을 주기에 깜빡하는 실수가 0회로 줄어들었다. 실수를 0회로 만든 건 내 각오가 아니라 경고창이었다.
탐색
Pipeline Dashboard
내가 업무를 하면서 크롬의 ‘탭 고정’ 기능으로 항상 띄워놓을 정도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이다. 우리 팀에서 관리 중인 프로젝트는 16개 정도 된다. 각각의 배포 파이프라인, 노션 페이지, 슬랙 채널, 레포지토리를 가지고 있다. 입사하고 나서 가장 헷갈리고 불편한 점 중 하나였다.
- 배포 상태를 한 눈에 보고 싶다.
- 다른 프로젝트로 이동을 편하게 하고 싶다.
- 영어로 된 레포지토리 이름이 아니라, 한글의 서비스명으로 찾고 싶었다.
- e.g. 레포지토리명 : MoneyLiveWebAstro → 서비스명 : 돈버는 라이브
- 데모
이전에는 팀 노션 > 프로젝트에 들어가서, 해당하는 프로젝트를 찾아서, 파이프라인 URL을 눌러서 확인을 해야했다면, 이제는 키보드 두 번과 마우스 한 번이면 가능하다. 크롬 여는 단축키, 탭 이동 단축키, 그리고 해당 프로젝트의 파이프라인 링크 클릭.
더 나아가, 푸시 알림을 이용해서 배포 시작/어프루브(approve) 필요/배포 완료 상태를 나에게 알려준다. 이 덕분에 매번 AWS 파이프라인을 새로고침하며 계속 들여다보는 번거로움과 집중력 분산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잡일 제거
Cookie Cleaner
정말 많은 쿠키 제거 확장 프로그램을 써봤다. 그런데, 어떤 확장 프로그램은 쿠키 제거 후 새로고침은 직접 해야 하고, 어떤 확장 프로그램은 아이콘을 누르고, 제거 버튼을 한 번 눌러야 제거가 되고, 어떤 확장 프로그램은 모든 웹사이트의 쿠키를 지우는 거다.
그래서 직접 만들었다, Cookie Cleaner. 기능은 단순하다. 아이콘을 누르면 해당 웹사이트의 쿠키가 비워지고 새로고침이 된다.
- 데모
이 앱은 하루에 평균적으로 2-3번, 많으면 5번까지 쓰는 거 같다.
OCR Capture
이전에 TextSniper라는 앱을 정말 유용하게 사용했다. 당시 무료 이벤트를 해서 개인 맥북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회사 맥북에서는 돈을 내고 써야 하는 거다. 그래서 직접 만들었다, OCR Capture.
기능은 상당히 단순하다. Command + Shift + 6을 누르면 캡쳐 모드가 시작되고, 캡쳐를 하면 해당 이미지에 있는 글씨를 클립보드에 복사한다.
구현 방법은 맥의 내장 OCR(Vision 프레임워크)을 사용했다.
- 데모
이 앱은 하루에 평균 2-3번 정도 쓰는 거 같다. 없어도 사는데에는 무방하지만, 있다가 없으면 정말 큰 불편함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애용하는 도구와 설정들
alias
c: Claude Code를 dangerously-skip-permissions 모드로 연다.- 권한 확인을 전부 건너뛰는 모드라, 회사 레포처럼 통제된 환경에서만 쓰고 있다.
ip: 내 ip를 보여준다.ip-copy: 내 ip를 복사한다.
o: Cursor와 Git Kraken를 동시에 연다.md: merge-to-develop 스크립트를 실행한다.- merge-to-develop 스크립트는 develop 브랜치로 이동해 기존 브랜치를 머지하고, 다시 기존 브랜치로 이동하는 명령어이다.
r: npm run dev의 alias이다.pj: 우리 팀에서 관리 중인 16개의 레포지토리 중 선택해서 이동할 수 있다.
프로젝트를 선택한 이후에는 cd로 이동 뿐 아니라 IDE로 열기, 레포지토리로 이동하기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als: 내가 만든 alias 목록을 전부 볼 수 있다.fzf로 직접 선택해 실행할 수 있다.
Raycast - Extension
- Get TOTP : OTP를 클립보드에 복사 / 붙여넣기 할 수 있는 Raycast 익스텐션
- 내가 정말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익스텐션이다.
- 이전에 OTP를 복사하기 위해서 거쳐야하는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았다.
- 휴대폰 잠금을 해제한다.
- Google Authenticator 등 OTP 앱을 연다.
- 원하는 서비스를 눌러 복사한다.
- 맥북에서 붙여넣기를 한다.
- 이는 애플 제품끼리 제공해주는 클립보드 연동 기능을 사용한 것이다.
- Create Note : 즉시 플로팅 노트를 만들 수 있는 Raycast 익스텐션
- View 2FA Codes : 내 gmail / 문자로 전송된 코드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Raycast 익스텐션
- Snippets : 내가 미리 생성한 스니펫을 즉시 붙여넣을 수 있는 Raycast 익스텐션
위 기능들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1초도 채 안 되어서 해당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Claude Code - Commands
/full-review: 아래 /convention-review와 /deep-review를 동시에 실행한다.- /convention-review : 현재 PR 내에서 우리팀 컨벤션에 위반되는 사항이 있는지 코드 리뷰
- /deep-review : 구조/설계, 정확성, 유지보수 등 다방면으로 깊게 코드리뷰
/pr: 현재까지의 작업 내용을 바탕으로 PR을 올려준다.- 이 때, 우리 팀의 브랜치 작업 방식에 따라 PR을 올린다.
- e.g. 만약 master브랜치에서 작업을 했다면, 새로운 브랜치를 만든다.
- 만약 커밋을 아직 하지 않았다면 먼저 커밋을 수행한다.
- PR을 올리고 나서는
/full-review를 진행한다.
- 이 때, 우리 팀의 브랜치 작업 방식에 따라 PR을 올린다.
/commit: 커밋되지 않은 작업을 각 작업 단위로 커밋을 수행한다./polish: 첨부한 초안을 슬랙 컨벤션에 맞추어 정갈하게 다듬어준다.- 만약 슬랙 스레드 URL도 함께 첨부하면, 해당 스레드에 Draft로 글을 올려준다.
/update-project-file: 노션 프로젝트 문서에 맞게 프로젝트 관리 파일을 업데이트해준다.- 이 프로젝트 관리 파일은 pj스크립트와 Pipeline Dashboard에서 쓰인다.
/spec-build: 우리 팀 작업 방식에 맞게 작업을 진행한다.- 전달한 기획서와 슬랙 링크, 노션 링크를 바탕으로 PLAN.md 문서를 작성한다. 그리고 PLAN.md 문서의 스텝에 따라 작업을 수행한다. 각 작업을 마치고 작업물에 해당하는 기획서 페이지, 테스트 방법을 나에게 공유한다. ‘ㄱㄱ’라고 입력하면 커밋 후 다음 작업을 수행한다.
위 커맨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우리 팀의 컨벤션과 내 작업 방식에 맞게 커맨드를 만들고, 고쳐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내 /pr이 나에게는 유용하지만, 다른 회사 동료는 물론이고 내 옆자리 동료에게도 유용함보다는 불편함이 더 크게 다가올 수 있다.
맺으며
내가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직접 만든 서비스와, 애용하는 서비스들을 소개했다. 나는 정말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어떤 서비스는 없이 일하는 걸 상상하기 싫을 정도로 업무 방식을 바꿔놨다. 나와 같은 불편함과 니즈를 느낀 사용자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여유가 되면 조만간 꼭 출시를 해보고 싶다.
다음 번에는 이런 업무 생산성을 높여주는 도구들을 활용해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 소개해보고 싶다.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업무 생산성에는 진심인 한 주니어 개발자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기를.